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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간부, "에어팟 줘" 부모 민원에 유치원 선생님 된 듯

이슈-라이터 2025. 10. 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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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판 '에어팟 민원' 논란, MZ세대 병영의 그림자?

최근 군 간부들이 병사 부모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며, 마치 유치원 선생님이 된 듯한 고충을 토로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 애 잘 때 에어팟으로 명상 음악을 듣게 해달라"는 황당한 요구부터, "생선 알레르기가 있으니 다른 음식을 준비해달라"는 세심한 주문까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민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극성 부모'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MZ세대 병사들의 특징, 그리고 변화하는 병영 문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그림자일까요?

끊이지 않는 '에어팟 민원', 군 간부들의 현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는 A대위는 병사 부모로부터 "아이가 잠자리에 예민하니, 자기 전 명상 음악을 듣기 위해 에어팟과 스마트폰을 불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A대위는 다른 병사들의 취침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지만, 부모의 거센 항의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민원은 A대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소대장으로 근무 중인 B중위는 "아이가 생선 알레르기가 있어서 못 먹으니, 다른 음식을 준비해달라"거나 "자기 전에 감기 약을 먹는지 체크해달라"는 민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민원들은 군 간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과도한 요구에 시달리면서, 본연의 임무인 병사 지휘 및 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내가 유치원 선생님인지 착각이 들 정도"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고충을 넘어, 군 조직 전체의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MZ세대' 병영 문화, 소통 방식의 변화인가, 과잉보호의 그림자인가?

이러한 '에어팟 민원'을 비롯한 과도한 민원의 배경에는 MZ세대 병사들의 특징과 변화하는 병영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군대 문화와 달리, 현재는 병사들의 인권이 강조되고, 소통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일부 부모들은 이러한 변화를 '과잉보호'로 이어가면서, 군대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자녀에 대한 부모의 걱정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군대는 사회와는 다른 특수한 조직이며, 엄격한 규율과 통제 속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개인의 요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다른 병사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군대 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MZ세대' 병영 문화는 소통과 공감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과잉보호와 개인주의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초급 간부 이탈 심화, '극한 직업'의 현실

병사 부모의 과도한 민원은 군 간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이는 초급 간부들의 이탈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년이 도래하기 전 조기 전역을 신청한 군 간부는 올해 전반기에만 2869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1년 전반기(1351명)의 2배를 넘어선 수치이며, 이 중 대다수(2460명)가 야전 부대에서 실질적으로 병력을 지휘하거나 부대 운영을 담당하는 위관 장교와 부사관이었습니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이 전역 예정인 임관 5년 차 이상 간부 417명을 대상으로 전역 결심 이유를 조사한 결과, '부대관리·행정업무 위주 복무로 인한 보람 상실'이 20.1%에 달했습니다. 이는 '낮은 보상'(22.5%)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결국, 과도한 민원 처리와 행정 업무에 시달리면서, 군 간부로서의 자긍심과 보람을 잃게 되고, 이는 조기 전역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군 생활 6년 차 D대위는 처우에 불만이 있어 지난해 2월 조기 전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이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해군 부사관 E씨도 "2023년 하반기 전역 비선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이는 군 간부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병사 책임감 향상, 능동적 복무 방향으로의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병사뿐 아니라 초급·중견 간부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김영곤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각종 민원 응대에 따른 간부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병사들의 책임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통적인 명령 이행 중심 구조에서 탈피하여 개개인의 자율·책임이 강조되는 능동적 복무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도 "모든 전략과 무기체계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며 "간부를 위한 합리적 보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군대라는 조직은 단순히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 개개인의 책임감과 자율성이 존중되는 곳이어야 합니다. 병사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간부들은 병사들을 믿고 지휘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간부들이 과도한 민원 처리와 행정 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군대 내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에어팟 민원' 논란은 우리 사회가 군대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군대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결론: '존중과 책임', 건강한 병영 문화 구축의 시작

결론적으로, '에어팟 민원' 논란은 단순히 '극성 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MZ세대 병사들의 특징, 변화하는 병영 문화, 그리고 군 간부들의 고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사들의 책임감을 향상시키고, 간부들을 위한 합리적인 보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군대 내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강한 병영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군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중과 책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군대가 더욱 건강하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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